나는 제일 더운 낮 2시에서 3시 사이에 길냥이들 밥을 챙기러 나간다. 댕댕이들 오전 산책과 집안일을 대충 끝내고 나면 2시 정도 되기 때문에 항상 그 시간에 나가서 밥자리 청소를 하고 있으면 빗자루 소리에 자다가 깬듯한 모습으로 냥이들이 나타나거나 미리 와서 기다린다. 대부분 덩치가 작은 암컷들이다. 날이 더워져서 좀 늦은 시간에 한 번만 나가고 싶지만.. 기다릴 냥이들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 잠을 안 자고 이 시간에 나를 찾아온다. 오늘은 보키와 보키가 작년 11월에 낳은 보리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보키가 두 마리를 낳았는데 보리보다 덩치 큰 한 마리는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았고 작았던 보리만 살아 남은 모양이다.. 참 열심히도 닭 삶아다가 먹이고 따뜻한 물 먹인다고 어지간히 애를 썼었다. 추운 겨..
나는 길고양이를 무서워했다. 가늘고 기다란 눈동자... 길에서 지나다가 고양이를 마주치면 무서워서 피해 다녔다. 길에 사니까... 주인이 없으니까 더럽다는 편견이었을까.. 11년 전 일이다. 2010년... 반지하 빌라에 살 때 창문 앞으로 고양이가 한 마리 찾아와 열린 창문 틈으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는 나는 콩이를 막 입양해 키우기 시작할 때였다. 무서워서 창문을 닫아버렸다. 그런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고양이는 창문 앞에 앉아 빤히 쳐다봤다. 그제야 나는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외면하는데도 찾아올까 싶어서 고양이 사료를 주문하고 매일 창문 앞에 사료를 챙겨줬다. 그렇게 4년을 밥을 주다가 나는 이사를 왔다. 이사 와서 콩이 동동이와 산책을 하는데 이 녀석들이 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