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 포댕댕 삼냥이 일상 . 길냥이 이야기
- 2022. 6. 12.

아플 때는 꼭 내가 있는 시간에
약 먹으러 잘 오는 늙은 대장 냥이.

약 먹고 캔을 허겁지겁 먹는다.

눈물과 침 범벅....
한동안 괜찮더니
구내염이 또 심해 진 거 같다.

추운 겨울 탄이 와 노랑이에게
겨울 집을 양보하고
엄마에게 독립한 탄이 와 노랑이를
아빠처럼 보살펴준 착한 늙은 대장 냥이.
노랑이는 대장이가 반갑다.

그런데....
빵빵이와 대장이는 사이가 좋지 않다.
대장이가 밥을 먹고 가지 않고 있으니
빵빵이가 저 뒤에서 오지 못하다가
거의 기다시피 해서 온다.

대장이는 사진으로 보이는 오른쪽
자동차 아래 있고 빵빵이는
엉금엉금 그 옆을 지나가 본다.
내가 있으면 이 냥이들 다 안 흩어진다.
내가 집에 가는 게 상책이다.
나는 가방을 들고 후다닥 도망쳤다.

다음날 오전
대장이 약 먹이려고 찾으러 나왔는데
다행히 밥자리에 와있다.
우선 약부터 먹였다.
다행히 약을 잘 먹는다.
약 다 먹고 남은 캔은 더 먹였다.
맛있게 잘 먹어서 예쁘다.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
넌 이 길 위에서 몇 년을 산 걸까?
이 고양이가 내 앞에 나타난 건
2021년 3월 3일이다.
당시 보키가 독립시킨 보리를
이 늙은 냥이가 돌봤다.
대장이가 몸이 안 좋은 거 같다.
꼭 아프면 저렇게 안 가고
내 앞에서 아프다고 티를 낸다.

저녁시간
약 먹으러 시간을 잘 지켜서 왔다.
착하다...
약 먹고 괜찮아지면
또 어디 싸 댕기지 말고
밥시간 잘 지켜서와!!

빵빵이..
대장이 보고 또 밥자리에 오지 못한다.
"형 저 할배 나쁜 할배 아니야!
친해져 보는 게 어떠냥?"
빵빵이 어깨를 토닥여 주며 달래는 노랑이.

빵빵이는 표정이.. 참 ㅎㅎㅎ
언니 나 저 할배 무서워!
"나 떨고 있니?"
정말 겁먹은 표정이다.ㅎㅎ 귀여워!

밥 먹던 대장이 어리둥절.
내가 뭐 어쨌다고?
착한 대장이는 억울하다.
뭐 억울하다고?
너 안 아플 때 맨날 빵빵이 괴롭히고 다녔잖아!
그래서 나한테 맨날 혼나 놓고...
아닌 척 하긴!!
이 늙은 고양이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제발 밥 먹으러 잘 좀 와!
아플 때만 내 앞에 나타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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