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이제 겨울이다.
- 포댕댕 삼냥이 일상 . 길냥이 이야기
- 2021. 11. 28.
겨울이다.
길고양이가 지내기 힘든 계절이 다가왔다.
밥자리에 길냥이들 밥 먹을 때
발 시리지 말라고
담요를 깔아 두는데
추워져서 핫팩도 두장씩 껴둔다.
핫팩을 깔아놓은 후
보키가 저 자리 망부석이 됐다.
담요에 설사를 했는지 응가를 묻혀놔서 하나는
세탁하느라 하나만 깔아놨는데
그래도 편히 잘 있는다.
다른 곳에 겨울 집을 만들어 놨는데
누가 쥐 끈끈이를 넣어두고
엉망을 만들어놔서 겨울 집을 포기했다.
여긴 만들어 줄 자리가 없다.
내가 빌라 단지 내에 겨울집 만든다고 하면
그나마 있는 밥자리까지 없애라고 할까 봐
겨울 집은 만들어 줄 수가 없다.
사실 고민이다.
보키는 내가 길냥이들 밥 주면서
만난 첫 번째 고양이다.
보키 아가가 주차장에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해
내가 보키 아가를 보내줬다.
그전까진 나는 고양이 존재만 알고
얼굴도 모르고
밥 만 두고 청소를 했었다.
그때 보키 를 집에 데려오고 싶었다.
고양이는 1도 모르던 시절
보키가 자꾸 내 눈에 띄니
아기 고양이처럼
죽을까 봐 무서웠다.
그때 고양이 카페에 구조 요청해서 오셨는데
구조 실패..
보키 사진 보더니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이라고 했다.
수유 중이면 더더욱 데리고 올 수가 없기에
동물병원 원장님께 사진을 보여 드리고
확인했다.
결과 임신 중 출산 임박 추정이었다.
동물병원 원장님과 상담을 했는데
결론은 구조하지 말라는 거였다.
본인 같으면 생판 모르는 남의 집 가서
갑자기 아기 낳으라면 낳겠냐고..
스트레스받아서 고양이가 출산이 힘들 수 있다고
내버려 두라고 했었다.
그래서 구조 포기..
나중을 기약했다.
그러던 중 토토가 임보 왔다가 가족이 되고
보키는 육아 중이라 포기.
tnr 포획틀에 출산 임박인 보키가 잡혔는데
구청 tnr 포획하러 오신 분이 포획하셔서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데리고 와야지 했을 때
레나가 임보를 와서
갈 데가 없어 못 보내고..
그렇게 가족이 자꾸 늘어나서
보키가 우리 집에 올 자리가 없다.
집도 좁고 돌 볼 사람이 나와 남편.
사람은 둘 뿐이라..
내가 부자면 데리고 오겠는데
집에 4마리 댕댕이 중 2마리가 12살 노견이다.
노견이라 아프기 시작하면
돈 들어갈 데가 많아질 텐데
보키까지는 무리다.
난 길고양이 손을 태우지 않는다.
손 안 탄 고양이가 우리 집에서 잘 살 수 있을까?
내가 남편과 친구에게 말했다.
콩이나 동동이가 다 살고
무지개다리 건너면
보키 데려오겠다고.
친구가 하는 말이 보키가 먼저 가겠다.
길고양이 수명 짧잖아..
그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거 같았다.
그렇게 난 지금 3개월째
보키를 데려와야 하나 고민 중이다.
어제도 새벽에 이동장 들고나가 봤지만
보키는 안 들어온다.
과연 나는 보키랑 살 수 있을까.?
아무리 따뜻한 집이라도
댕댕이 4마리에 고양이 2마리가 있는데
적응할 수 있을까?
밥도 안 먹고 울기만 하면 어쩌지?
이런저런 고민에 나는 매일 잠을 잘 수가 없다.
새벽 2시
보키 핫팩 갈아주러 나갔더니 자리에 없다.
닭 안심 삶아서 국물에
키튼 파우치 하나 더 넣고
천천히 식으라고 뜨거운 핫팩 깔아놨더니
또롱이 아가가 눈치 보고 못 먹고 있었다.
자리를 비켜주니 따뜻해서 좋은지
고개도 들지 않고
챱챱 소리 내며 맛있게 먹는다.
보키는 또롱이가 아가 데리고 밥 먹으러 와서
자리를 비켜준 거 같다.
올겨울이 많이 춥지 않길...
잘 먹여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내년 봄에
tnr 시켜야 하니까.
열심히 올 겨울도 고양이들 잘 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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